공사 중 “이 부분도 바꿔 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고 작업했는데, 나중에 추가공사비를 두고 의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작업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청구한 금액이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공사에 포함됐는지, 누가 변경을 요청했는지, 비용을 어떻게 정했는지를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가상 사례: 자재를 바꿔 달라는 요청만 있는 경우
건축주 측 현장 담당자가 기존 마감재 대신 다른 자재를 써 달라고 말했고, 시공사는 더 비싼 자재를 사용했습니다. 공사가 끝난 뒤 시공사는 차액을 청구했지만 건축주는 “총공사비 안에서 가능한 변경으로 알았다”고 답합니다. 여기까지의 사실만으로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변경 요청이 있었다는 점,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는지, 그 요청을 한 사람이 가격까지 정할 권한이 있었는지가 각각 쟁점입니다. “변경을 요청했다”와 “제시한 추가 금액을 승인했다”는 문장은 같은 내용을 증명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질문: 정말 당초 계약 범위 밖의 공사인가요?
추가공사인지 보려면 원래 약속한 공사를 먼저 특정해야 합니다. 계약서 본문만으로 불명확하다면 계약에 편입된 설계도서·시방서·견적 내역과 문서 사이의 관계를 확인합니다. 최초 계약에 포함된 일을 나중에 별도로 계산한 것인지, 새로 요구된 일인지를 구분하는 단계입니다.
같은 작업량의 증가라도 계약이 총액을 정한 것인지 실제 물량에 따라 정산하는 것인지에 따라 검토 방식이 달라집니다. 시공 과정의 잘못을 바로잡는 작업인지, 발주자가 새로 원하는 성능이나 범위를 더한 것인지도 살펴야 합니다. 단순히 예상보다 비용이 들었다는 사정과 별도 대금을 받을 근거는 구분해야 합니다.
두 번째 질문: 누가 무엇을 승인했나요?
현장에서는 연락하는 사람, 기술적으로 확인하는 사람, 계약 내용을 변경할 권한이 있는 사람이 다를 수 있습니다. 직함이나 현장 출입 여부만으로 대금 변경 권한까지 있다고 단정하지 말고, 계약에 정한 승인 체계와 위임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정 진행을 확인한 서류가 곧 추가 비용의 승인을 뜻하는지, 변경 견적서가 어떤 사람에게 전달되었고 무슨 답변이 있었는지 살펴봅니다. 회의록에 “검토한다”고 적힌 경우와 구체적인 금액·범위를 승인한 경우도 구분해야 합니다. 이후 당사자의 행동이나 정산 내용이 어떤 의미인지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질문: 추가 금액을 어떤 방식으로 계산했나요?
작업 변경에 뜻이 모였더라도 가격 결정 방식이 불명확하면 다시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존 계약 단가를 적용하는지, 새 견적을 협의하는지, 실제 수량과 비용을 어떤 기준으로 확인할지 구체화하는 편이 좋습니다. 세금 포함 여부와 지급 시기, 변경에 따른 공사기간의 조정도 각각 확인할 사항입니다.
가상 사례에서 추가공사 내역이 “마감 변경 일체”로만 적혀 있다면 무엇을 얼마나 바꿨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당초 항목, 변경된 항목, 늘거나 줄어든 수량과 단가를 대응시켜 설명하면 상대방이 인정하는 부분과 다투는 부분을 나누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산출표 자체가 합의나 지급 의무를 대신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경 계약서가 없으면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는 도급금액과 공사기간 등 계약 내용을 명확히 적고,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계약서를 교부·보관하도록 규정합니다. 변경 사항도 범위와 금액을 분명하게 남겨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서면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추가공사비 청구가 당연히 불가능하다거나, 작업 사진만 있으면 반드시 받을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당사자의 합의가 있었는지와 그 내용, 권한, 실제 이행을 구체적인 자료로 검토해야 합니다. 계약서가 없을수록 결론을 쉽게 내리기보다 무엇을 입증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추가 비용을 배제하는 문구도 구체적으로 검토합니다
계약서에 추가 비용을 인정하지 않는 문구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유효하거나 언제나 무효라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은 현저하게 불공정한 계약 내용이 법에서 정한 유형에 해당하면 그 부분을 무효로 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적용 여부는 계약 형태와 변경 경위 등 구체적 사정을 검토해야 합니다.
추가공사비를 협의할 때에는 “원래 범위”, “변경 합의”, “금액 근거”를 별개의 질문으로 정리해 보세요. 공사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 하나나 계약서의 한 문장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 분쟁의 쟁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664조 (도급의 의의) ↗자료 확인일 2026-09-19
- 국가법령정보센터 ·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계약 명시 및 불공정 조항) ↗자료 확인일 2026-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