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땅을 함께 소유한다면 그 위의 시설을 없애 달라고 혼자 소송할 수 있을까요? 공유 지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답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기존 상태를 보전하는 행위인지, 다른 소유자의 이용과 이익에도 영향을 주는 결정인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Q1. 공용부분은 언제나 전체 소유자가 함께 권리를 행사해야 하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은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원칙적으로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하면서, 보존행위는 각 공유자가 할 수 있도록 구별합니다. 공용부분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은 규약으로 달리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두므로 해당 건물의 유효한 규약도 확인해야 합니다. 또 공용부분의 변경 등에는 별도 규정이 있습니다. 이 글은 모든 공사에 필요한 의결 요건을 설명하기보다, 개인이 철거 청구를 보존행위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Q2. 보존행위와 관리행위는 무엇이 다른가요?
대법원은 보존행위를 공유물이 없어지거나 훼손되는 것을 막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사실적·법률적 행위로 설명합니다. 긴급한 경우가 많고 대체로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점이 개인의 행위를 허용하는 취지입니다. 단순히 “건물을 위해 하는 일”이라는 넓은 의미와는 다릅니다.
반면 어떤 시설을 계속 둘지, 어떻게 이용할지에 관한 결정이 다른 소유자의 이익과 충돌할 수 있다면 공동의 관리 문제일 수 있습니다. 청구서에 “보존행위”라고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단독 행사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졌을 때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보아야 합니다.
Q3. 아파트 땅 위의 시설 철거가 허용되지 않은 사례가 있나요?
대법원 2019년 10월 17일 선고 2015다221033 판결은 아파트 구분소유자가 도시가스사업자를 상대로 가스정압시설의 철거와 부지 인도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해당 시설은 아파트 건축 당시 시행사의 사용승낙을 받아 설치됐고, 아파트와 인근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시설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철거하면 가스 공급에 지장을 주어 다른 소유자들의 이익에 반할 수 있고, 적법하게 설치돼 계속 존재해 온 시설의 철거가 기존 상태의 유지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청구는 개인이 할 수 있는 보존행위가 아니라 관리단 결의를 거쳐야 하는 관리행위라고 보았습니다.
원고는 그 결의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원고가 보존행위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모든 공용시설의 철거가 금지된다는 판결이나 가스사업자의 사용권을 영구히 보장한 판결로 확대해서 읽어서는 안 됩니다.
Q4. 내 대지 지분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이용을 보아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집합건물에서는 개별 소유권과 공동 이용 관계가 연결돼 있습니다. 위 판결은 지분권에 기초한 권리 행사라도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에 어긋날 수 있다면 단독 보존행위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내 지분이 있다는 사실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없앨 권한이 있다는 결론은 별개입니다.
집합건물법 제19조는 구분소유자가 공유하는 대지와 공용부분 외의 부속시설에도 제16조 등을 준용합니다. 따라서 문제가 건물 내부가 아니라 단지의 땅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공동 관리 절차를 건너뛸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실제 소유관계와 시설 설치·사용의 법적 근거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Q5. 그렇다면 결의만 받으면 철거소송에서 이길 수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누가 어떤 절차로 청구할 수 있는지와 상대방에게 철거를 요구할 실체적 권리가 있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결의가 필요한 사안에서 결의를 갖췄더라도 시설의 소유자, 사용승낙이나 계약의 내용·효력, 청구 범위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반대로 모든 철거 청구에 반드시 같은 결의가 필요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설치 경위, 현재 이용 상태와 철거의 영향에 따라 보존행위인지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 판결은 가스 공급에 필수적인 시설이라는 구체적 사정을 함께 살핀 사례입니다.
Q6. 갈등이 생기면 무엇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을까요?
시설이 불편하다는 의견을 바로 철거 요구로 바꾸기 전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구체화해 보세요. 시설의 위치·이용자·설치 경위와 함께 철거하거나 옮겼을 때 다른 소유자에게 생길 영향을 정리하면 개인의 권리 행사인지 공동 의사결정이 필요한지 검토하기 쉬워집니다.
등기와 도면, 설치·사용 계약, 규약 및 기존 결의 기록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안전상 문제가 있다면 관리 담당자와 관계기관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하되, 개인이 시설을 직접 철거해도 된다는 뜻으로 이 글을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6일 확인한 집합건물법과 위 판결의 일반 해설입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관리단 결의와 당연히 같은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으며, 개별 건물의 적용 법령·규약, 청구 주체와 필요한 절차는 구체적인 사안에 맞춰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9.10.17. 선고 2015다221033 판결 ↗자료 확인일 2026-10-06
- 국가법령정보센터 · 집합건물법 제16조 (2023.9.29 시행본) ↗자료 확인일 2026-10-06
- 국가법령정보센터 · 집합건물법 제19조 (2023.9.29 시행본) ↗자료 확인일 2026-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