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가 직접 구입한 자재를 사용한 뒤 문제가 생기자 시공사가 “자재를 가져오셨으니 책임질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자재를 마련했는지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하자가 그 재료나 지시 때문에 생겼는지, 시공사가 부적절한 점을 알고도 알리지 않았는지를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1. 먼저 공사를 맡긴 사람과 맡은 사람의 관계를 확인합니다
민법 제664조는 한쪽이 일을 완성하고 상대방이 그 결과에 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계약을 도급으로 정합니다. 건축주가 시공사에 공사를 맡긴 관계라면 건축주는 도급인, 시공사는 수급인에 해당하는 구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이러한 도급계약 당사자 사이의 하자 책임을 설명합니다. 분양받은 아파트의 소유자가 사업주체에 책임을 묻는 경우나 자재 판매자에게 제품 자체의 책임을 묻는 경우까지 같은 계약관계로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에게 어떤 계약 또는 법률을 근거로 청구하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2. 하자보수 책임이 기본이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민법 제667조 제1항은 완성된 목적물이나 완성 전 이미 이루어진 부분에 하자가 있으면, 도급인이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수급인에게 보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만 하자가 중요하지 않으면서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보수에 갈음하거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에 제669조는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서 비롯된 경우의 예외를 둡니다. 그 요건에 해당하면 제667조 등의 담보책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재료의 특성이나 발주자의 구체적인 지시가 원인인지 살피는 일이 중요합니다.
단지 건축주가 자재를 골랐다거나 현장에 의견을 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하자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어떤 재료를 누가 제공했고 어떤 지시를 했는지, 그것이 해당 하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3. 가상 사례: 같은 마감재 문제라도 원인이 다를 수 있습니다
건축주가 직접 구입해 제공한 마감재를 시공사가 설치한 뒤 들뜸이 나타난 가상의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그 자재의 성질이 설치 환경에 맞지 않아 문제가 생겼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자재 자체와 관계없이 시공 과정에서 약속한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라면 제공한 재료의 성질과 하자 사이의 관계를 제669조에 따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라면 “건축주가 준 자재”라는 설명만으로 시공상의 문제에 대한 책임까지 면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두 원인이 함께 영향을 주었다면 이를 나누어 조사해야 합니다.
이는 법적 쟁점을 설명하는 가정이며 특정 자재의 기술적 결함이나 실제 사건의 결론을 제시한 것은 아닙니다. 제품 사양과 사용 조건, 계약에서 정한 시공 방법 및 실제 작업 내용을 대조해야 어느 설명이 사실에 맞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부적당함을 알고도 알리지 않았다면 달라집니다
제669조 단서는 수급인이 재료나 지시가 부적당하다는 점을 알고 도급인에게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 면책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건축주가 자재를 제공했다는 사실과 시공사가 위험을 알고도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함께 검토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앞선 가상 사례에서 시공사가 해당 환경에 자재가 부적절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도 아무 설명 없이 작업했다면, 단순히 자재 제공자를 지목하는 것으로 검토가 끝나지 않습니다. 시공사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언제 어떤 내용을 건축주에게 알렸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반면 문제가 생겼다는 결과만으로 시공사가 미리 그 부적당함을 알고 있었다고 확정할 수도 없습니다. 제품 설명, 시공 전 협의, 변경 요청과 답변 등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제669조의 기본 구조를 설명하는 것이며 구체적인 인식 여부와 책임 범위를 대신 판단하지 않습니다.
5. 자재 변경 승인과 하자 위험의 설명을 구별하세요
현장 문서에 “이 자재 사용에 동의한다”는 문구가 있더라도, 그것이 어떤 내용을 확인한 것인지 살펴야 합니다. 색상이나 규격을 선택한 것인지, 제공 주체를 정한 것인지, 특정 사용 조건에서 생길 문제를 설명받은 것인지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시공사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부분과 그 이유, 가능한 변경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건축주는 무엇이 문제이며 어떤 대안이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자재 변경에 따른 비용 협의와 기술적 위험에 관한 설명도 각각 남겨 두어야 나중에 서로 다른 의미로 이해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설명을 남겼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하자 책임이 사라지거나, 한 문장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모든 청구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 고지 내용과 원인, 계약상 약정 및 적용 법률에 따라 검토해야 합니다.
6. 분쟁이 생기면 원인과 고지를 따로 정리합니다
시공사에는 어떤 재료의 성질 또는 어떤 지시 때문에 하자가 생겼다고 보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해 보세요. 건축주도 “전문업체니까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에 그치기보다, 실제로 한 지시와 설명받은 내용을 구분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669조는 특정 담보책임 규정의 적용 여부를 정하는 조문입니다. 자재 판매자의 책임이나 다른 법률에 따른 청구, 보수 방법과 배상액, 권리행사 기간까지 한 번에 결론 내리는 규정은 아닙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28일 확인한 민법에 따른 일반 설명이며, 구체적인 책임은 계약과 하자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 재료·지시: 실제 제공한 자재와 규격, 누가 어떤 작업을 요구했는지 확인합니다.
- 원인: 재료의 성질, 지시 내용, 시공 방법 가운데 확인된 원인과 아직 추정하는 부분을 나눕니다.
- 고지: 시공사가 부적절한 점을 언제 알았고 무엇을 설명했는지, 당시 답변과 함께 대조합니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664조 (2026.3.17 시행본) ↗자료 확인일 2026-09-28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667조 (2026.3.17 시행본) ↗자료 확인일 2026-09-28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669조 (2026.3.17 시행본) ↗자료 확인일 2026-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