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카탈로그에 있던 시설이 실제 건물에는 없다면 누구나 같은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광고의 구체적인 내용뿐 아니라 준공 전인지 후인지, 계약 당시 무엇을 약속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없는 광고도 약속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분양광고는 일반적으로 계약 체결을 유도하는 성격을 가집니다. 광고를 봤다는 사실만으로 그 안의 모든 표현이 그대로 계약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계약서 본문에 적혀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광고나 견본주택의 내용을 모두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대법원 2007년 6월 1일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은 선분양·후시공 아파트의 계약서에 외형이나 재질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은 경우를 다뤘습니다. 수분양자가 계약상 이행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거래조건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계약 내용으로 삼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광고의 크기나 화려함이 아니라 무엇을 약속했는지입니다. 공급할 건물의 자재·구조·부대시설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인지, 주변 개발 전망이나 일반적인 홍보 표현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건물의 자재와 주변 도로 계획은 같은 방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목마루 등 아파트의 외형·재질에 관한 광고와 분양자가 이행할 수 있는 부대시설 성격의 약속을 계약 내용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도로 확장, 대학 이전, 전철 복선화에 관한 광고는 그 사건에서 분양자가 직접 이행한다고 기대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구별했습니다.
원심은 광고 내용을 구분하지 않고 계약상 합의가 없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모든 분양광고가 계약 조건이라는 판결도, 주변 개발에 관한 광고는 언제나 아무 책임이 없다는 판결도 아닙니다.
계약상 약속인지와 허위·과장 광고 등에 따른 별도 책임이 생기는지는 구분할 문제입니다. 실제로 위 판결도 계약 내용에 포함되는지와 광고로 인한 불법행위 문제를 나누어 살폈습니다. 광고와 현실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계약 해제나 특정 배상액까지 곧바로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준공 후 계약했다면 이미 완성된 건물과의 관계를 봅니다
건물이 완성되기 전에 계약하는 사람은 앞으로 지어질 모습을 광고와 견본주택 등으로 파악합니다. 반면 준공 후 분양받는 사람은 실제 시공 상태를 확인하고 계약 여부를 정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광고의 계약 편입을 판단할 때 중요합니다.
대법원 2014년 11월 13일 선고 2012다29601 판결은 준공 후 분양되는 경우 완성된 건물 자체가 계약의 목적물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황과 다른 옛 광고 내용대로 다시 시공해 주기로 약정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광고 내용을 계약에 포함하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아파트형 공장의 퍼팅공원·옥상휴게공원·복도 휴게공간이 분양카탈로그와 다르게 시공된 사안입니다. 일부 소유자는 사용승인일 이후에 계약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들에게도 광고와 다른 부분을 하자로 인정하려면 별도의 재시공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을 심리했어야 한다며 해당 배상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다른 하자에 관한 판단까지 전부 부정한 것은 아닙니다. 준공 후 계약했다는 이유로 모든 하자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 광고와 다른 시공을 계약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가 별도 쟁점이라는 뜻입니다.
같은 단지라도 소유자별 계약 시점과 설명이 중요합니다
가상의 단지에서 갑은 공사 전에 옥상 정원 안내를 보고 계약했고, 을은 준공 후 정원이 없는 상태의 건물을 분양받았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같은 카탈로그를 가지고 있더라도 두 사람의 계약 내용을 동일하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갑의 경우에는 안내 내용이 구체적인 거래조건인지, 계약 당시 다른 설명이나 유보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을의 경우에는 완공된 현황 외에 정원을 다시 조성해 주기로 약정했는지 등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비교를 위한 가상 사례이며, 어느 한쪽이 반드시 승소하거나 패소한다는 결론은 아닙니다.
2014년 판결은 일부가 준공 전에, 일부가 준공 후에 분양된 경우 각 수분양자의 계약 시기와 구체적인 거래조건이 계약에 포함됐다고 볼 사정을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건물의 공동 문제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소유자의 계약 경위를 하나로 묶어서는 안 됩니다.
광고 문구를 계약 당시의 자료와 연결해 보세요
확인이 필요한 시설이나 자재를 하나 정하고, 해당 광고의 정확한 문구·이미지, 배포 시점, 자신의 계약일과 당시 건물 상태를 나란히 놓아 보세요. 계약서와 부속 문서, 견본주택 안내, 분양회사의 설명이나 답변도 함께 살피면 어떤 내용이 실제로 약속됐는지 검토하기 쉬워집니다.
광고 일부만 잘라 보관하기보다는 대상 동·호수나 유형, 선택 사양, 변경에 관한 설명 등 주변 내용을 포함한 원본을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변경 가능”이라는 한 문구만으로 모든 책임이 없어지거나, 홍보 이미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모습 그대로 시공할 의무가 생긴다고 단정하지 마세요.
상담에서는 “광고와 다릅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무엇을 언제 약속받았고 실제로 무엇이 다른지를 특정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계약에 편입되는지, 실제 불이행이 있는지, 어떤 구제와 손해 범위를 주장할 수 있는지는 순서대로 검토할 문제입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8일 확인한 위 대법원 판결의 일반 해설입니다. 개별 분양계약과 별도 약정, 광고 당시의 설명, 적용 법령과 권리행사 기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탁관계의 책임 주체나 구체적인 취소·해제 및 손해액 산정은 이 글의 범위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7.6.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 ↗자료 확인일 2026-10-08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4.11.13. 선고 2012다29601 판결 ↗자료 확인일 2026-10-08
